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안 될 거라는 거 알고 있었어요

라온클 2025. 6. 3. 18:20

스우파는 댄서들이 나오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.

무한도전 이후 유일하게 즐겨하게 보는 예능이다.

 

내게 전 시즌 통틀어서 내게 가장 인상깊은 출연진을 꼽으라면, 단언컨대 시즌1 YGX 리더인 리정이다.

 

어린 나이에 탄탄한 실력과 화려한 커리어로 리더가 된 것은 신선했고, 

언제나 근거있는 자신감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모습은 신기했다.

 

자신감과 별개로 마음에 남았던 장면을 블로그에 기록해둔다.


 

 

 

설명 : 리더 계급 안무 선정을 위해 리더끼리 투표를 진행했고, 허니제이, 노제가 최종 후보로 뽑힌 상황이다.
(영상 25분 26초부터 26분 32초까지)

 

 

리정 : 근데, 그러면 지금.. 후보가 안 된 분들은 어필하고 그럴만한 게 없나요..?
모니카 : 지금 이제 없어진 거지. 예선 탈락.

리정 : 근데 안..하고 싶으세요? 뭔가 어필을..?
효진초이 : 리정이가 어필하고 싶은거 같으니까 먼저 얘기해볼래?

리정 : 저는 지금 두분의 안무도 너무 좋지만, 훨씬 더 크고 강력한 와우 포인트를 줄 수 있어요, 사람들한테 제 안무로.

# 일동 정적

리정 : ..죄송합니다ㅎㅎ 한번 얘기해봤습니다.
모니카 : (다른 분들도) 또 얘기하세요. 얘기는 할 수 있어요. 들어주지는 않을거니까.

# 일동 웃음

 

 

그리고 그 후 개인 인터뷰에서 리정은 이렇게 말한다.

리정 : 솔직히, 말이 안되죠.
안 될 거라는 거 알고 있었어요.
그런데도 말이라도 해보자 할 만큼 되게 간절했어요.

'아 내 안무 채택돼야 되는데..'
'아 내가 이거 따야하는데..'

그래서 정말 수십번을 고민하다가 "아 근데..!" 한 거였어요.

 

살면서 저렇게 간절함을 드러내 본 적이 얼마나 있었을까?


혼자 속으로 간절한 거 말고, 다른 사람들한테 다소 면구스러울 정도로 간절함을 드러냈던 적이 살면서 얼마나 있었나?
수능, 취업 면접, CKS시험 이 정도만 기억 난다. 손에 꼽는다. 그나마도 시험은 절대평가라서 경쟁도 아니다.

 

안된다고 하면 안되는구나 하고, 거절당하면 그렇구나 하고,

경쟁하는 자리는 피했고, 항상 앞사람 뒷통수 보는게 익숙했다.

친구가 전교 1등을 했을 때 온 마음으로 기뻐하며 축하했지만, 딱히 부럽지도, 분하지도, 전교1등을 하고싶은 마음은 안 들었다.

어른이 된 지금도 지인이 좋은 곳으로 이직하면 같은 감정을 느낀다.

 

승부욕과 경쟁심은 피곤한 단어고

어필? 어필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.

 

이젠 스물 넘은지 한참 지났는데 공개적으로 상대평가 하는 자리 경험 자체가 적은 것 같다.

 

인생을 바꾸려면 안 해본 경험을 해야 한다.

올해는 상대평가를 일부러 경험해볼까. 더 적극적으로 어필해볼까..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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