Life

2023년 회고

라온클 2023. 12. 31. 23:35

요약: 크고 작은 경험으로 가득찬 한 해였다. 2024년엔 혼자만의 시간을 확보하여 내실을 다지자.
 
성장(공적)

  • 고객사 담당 메인 엔지니어가 되었다. 이제 좀 나을 것 같다.
  • 사내 발표: 상반기 온라인, 하반기 오프라인 기술 발표를 하게 되었다. 
  • 고객사 대상 발표: 연초에 작년 프로젝트의 고객사 담당자분들께 하는 발표였다. 혼자 리드해서 진행한 건 처음이었는데 고객 분들이 크게 만족해하시는 것 같아 다행이었다.
  • KubeCon NA 2023 에서 발표를 하게 되었다. 2022년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쿠버콘에서 언젠가 7~8년 후에는 나도 이런 곳에서 발표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너무 빨리, 지나치게 빨리, 이루어졌다. 너무 힘들었어서 회상하기도 힘들지만, 올해 가장 큰 사건이어서 짧게 적어둔다.

 
성장(개인적)

  • 오랜시간 배우고 싶었던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다. 내게 '급하지 않지만 중요한' 일의 대명사였고, 내년에는 유의미한 그걸로 돈을 버는 등,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싶다.
  • 멋진 사람들에게 관심이 없어졌다. 예전에는 IT업계 사람이든, 인플루언서든 대단한 사람들 보면 마냥 멋져보이고 조금이라도 함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 생각했는데, 그러한 관심이 아예 끊어졌다. 다들 내코가 석자고, 각자의 고민과 고독함을 안고 사는 사람들이라, 특출난 사람은 없지만 모두가 특별한 사람들이란 생각이 들었다. 멋진 사람과 부러운 사람도 없어졌다. 
  • 시간, 수면시간, 집중력이 정말 한정된, 조심스럽게 다루어야하는 리소스라는걸 배웠다. 효율과 효과를 위해서 휴식을 취하기 시작했다.

 
건강

  • 체중 감량
    • 몸무게가 55kg로 돌아왔다.
    • 운동을 해서 빠진 게 아니라 단순히 (입맛이 없어져서)먹는 양이 줄어서 감량이 되었다. 내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입맛이 없어지는걸 처음 알게 되었다
  • 폰 없이 산책
    • 산책을 제대로 챙겨서 하기 시작했다. 예전엔 산책을 나가는 것만으로도 머릿속이 환기 되고 아이디어가 많이 떠올랐는데, 이젠 아예 휴대폰을 두고 나가기 시작했다. 나는 일 할 때도, 놀 때도 컴퓨터/휴대폰을 하니까 아예 오프라인 환경에 있는게 역설적으로 엄청나게 새롭고 안정이 된다.
    • 오프라인 상태에서 걷는 건은 나 자신을 만나는 시간으로 생각한다. 2시간동안 폰 없이 산책을 한 날, 드디어 나는 내가 평생 배우고 싶었던 걸 배우겠다고 결심하고 실행에 옮겼다. 
    • 출장 준비하는 몇달동안 너무 간절하게 하고 싶었던건 여행도, 데이트도, 맛집투어도 아니고 오로지 오프라인 이었다. 정말 아무런 연락도 받고싶지 않았다. 출장 다녀와서 몇시간동안 휴대폰 전원 끌 때 마음이 놓였다. 
  • 감사일기: 어떻게든 감사할 포인트를 찾는 것이 공/사적으로 큰 도움이 되었다.

 
 
 
일상

  • 트위터: 20대 내내 유일한 즐거움이었던 트위터.. 집중맞은 도둑력 책에서 SNS가 해롭다는 걸 알았다. 나는 술, 담배를 일절 안 하니까, 트위터를 하기로 했다. 플레저에서 길티플레저가 되었다.
  • 스우파2: 유튜브에서 스우파2 클립 보는 게 유일한 낙이었다. 꺄악 언니! 소리 나오는 멋진 여성 댄서들이 나보다 한창 어린 분들이란 걸 알았을 땐 조금 놀랐지만.
  • 종이책: 모니터 바라보기 싫어서 종이책을 읽기 시작했다.
  • 방청소: '방청소'는 절대적으로 정신건강 관리에 속한다고 생각한다. 뭔가 잘 안 풀리면 방청소부터 한다. 역시 도움이 되었다.
  • 시각화: 오늘 하루, 진행중인 프로젝트, 2025년까지의 목표를 시각화 한다. 성취하는데 분명이 도움이 된다. 도움이 안 될 때는, 내가 덜 해서..

 
 
 
마음에 들었던 소비

  • 필립스 드라이기: 집 드라이기로 머리 말리는게 너무 시간이 오래 걸려서 아예 알아보았다. 거의 10년 쓰고 새로 구매한다는 리뷰들을 보고 구매했는데 결과는 대만족. 가격은 3만원 대인데 머리 말리는 시간은 5분의 1로 줄었다. 다이슨이 필요없다..
  • 아버지의 취미 생활 응원: 김경호, 나훈아 콘서트 티켓팅한게 너무 뿌듯하다.
  • 3개월 동안 망원에서 단기임대로 했던 자취: 운좋게 소개받아 3개월 간 자취를 했다. 이사한 첫날부터 '내 집같은 편안함'을 느꼈다. 역시 나는 혼자 살 팔자구나 싶었다. 지금은 본가로 돌아왔다.

 
 
마음에 들었던 영화

  • 더 퍼스트 슬램덩크(더빙): 어릴 때 슬램덩크 안 보고 큰 90년대생이 나다. 명작에다, 성우진도 빵빵해서 도저히 안 볼 수가 없어서 다녀왔다. 역시 명작은 명작이다.. 서태웅 성우가 용우신이어서, 보는 내내 시청각적으로 황홀했다.
  • 블루 자이언트(자막): <하이큐!!>의 재즈 버전 같다는 생각을 했다. 스토리, 연출, 감성 모두 소년만화의 구성으로 치닫아서 가슴이 뜨거워졌다. 술은 안 먹어도 재즈바는 가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. 극중 캐릭터 중 한명이 영화 티켓 선물해주신 분을 닮아서 계속 생각이 났다. 

 
 
많이 들었던 음악들

  • NewJeans - Attention : 소녀시대의 Gee 처럼 보장된 에너지 공급처가 되어주었다. 안무 영상 보면 기분이 좋아져서 많이 찾아보았다.
  • 비비 - 나비: 내가 왜 이렇게 비비라는 아티스트에게 끌리나 생각해봤는데, 대리만족을 주는 것 같다. 어린 나이에 음악으로 사회생활을 한 것도. 또래 여자연예인 답지 않게 가사들이 거침없는 것도. Fedexxx girl, 쉬가릿(cigarette and condom), 신경쓰여 를 제일 많이 들었다. 
  • 스테파니 도허티 - I Love You 3000 : 출근길에 제일 많이 들었던  노래. "I want you to be my husband" 가사를 들을 때마다 심쿵한다. 노래 중간중간에 가성을 섞어서 올리는 창법이 마음에 든다. 
  • 웨일 - Scientist: 온스테이지 버전으로 듣는다. 감성 충전할 때 좋다.